포장 김치에 '품질유지기한'이 없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레토르트 김치에는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이 표시되어 있다. 이틀 전 여자친구가 구매한 '비비고 썰은 배추김치'도 그렇다.

출처 : CJ THE MARKET

그런데 왜 발효식품인 김치에 유통기한이 있는가? 공장 제조를 위한 화학적 처리 탓인가? 그래서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우선 원재료는 전부 자연에 존재한다. 자사 양념도 따로 찾아보니 마찬가지로 합성 성분은 없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담그는 김치와 다를 바가 없지 않나?

그러다 김치는 품질유지기한으로 표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통기한, 품질유지기한? 김치에도 유통기한이 있나요?

그렇다면 비비고 썰은 배추김치 포장 뒷면에 적힌 '유통기한'은 뭘까? 혹시 '품질유지기한'을 대신해서 표기한 걸까?

네이버에 '김치 품질유지기한'을 검색한 이미지 결과

품질유지기한을 표기한 김치는 모두 저 비닐봉지에 담겨져 있다. (유통기한과 품질유지기한은 하나만 표기할 수 있다) 비닐봉지에 담은 김치는 품질유지기한이라고 표기할 수 있는 걸까?

CJ제일제당 제품 문의 전화번호로 연락해서 직접 물어봤다. 답변은 '공장 제조 식품은 원칙에 따라 유통기한을 표기한다'. 유통기한이 지나도 섭취 가능한지는 제조사에서 '장담'할 수 없지만 고객에 판단에 달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비닐봉지에 담은 김치에만 품질유지기한을 표기한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수작업으로 담갔거나, 아니면 용량이 큰 경우에는 품질유지기한으로 표기가 가능하거나.

결론은 비비고 썰은 배추김치 포장 뒷면에 표기된 유통기한은 품질유지기한이 아니다.

하지만 적절한 보존방법이나 기준에 따라 보관할 경우 유통기한과 관계 없이 섭취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건 제조사의 의견이 아니므로 책임이 없다) 이 추측이 맞다면, 비비고 썰은 배추김치도 시간이 지나면 묵은지가 되어 있어야 한다!

...

그럼에도 남는 의문이 하나 있는데, 위의 이미지를 보면 보통 품질유지기한은 제조일로부터 60~120일인데, 비비고 썰은 배추김치는 유통기한이 30일이다. 원칙에 따라 유통기한을 표기해야 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품질유지기한에 비해 너무 짧지 않나?

맨 위의 출처에 따르면 유통기한은 보통 소비기한에 0.7~0.8을 곱해서 산정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60일보다 짧다. 원재료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면 유통 과정에 큰 차이가 있나? 얼마나 다르길래..? 지금은 흥미가 떨어졌으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알아보도록 하자. &